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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019년 드림블라썸아카데미 작품전시회 《드림블라썸》

창의적인 자극이 자유로운 표현을 이끈다

글. 노세환 시각 예술가

 

무식하니 용감했다. 

2017년 복지관 워크숍 참가자와 첫 만남이 떠오른다. <레인맨> <아이 엠 샘> 등의 영화와 초등학교때 다운증후군인 학급 친구와 서먹했던 관계가 발달장애인 경험의 전부였던 나는 참가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막연하고 어렵고 무척이나 부담스러웠다. 결국, 첫 수업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프로젝트 기획자와 큰 언쟁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들에게 장식적인 미술을 가르치거나 혹은 함께 치유적인 활동을 할 수는 있겠지만, 스스로 생각하고, 생각한 것을 시각화하지 못하는 참여자들과 수업을 한들, 그것을 통해 현대미술의 본질에 닿을 수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처 한 달이 다 되지 않아 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그들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나 때문이었다. 내가 발달장애인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고, 어쩌면 그들이 생각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들의 생각을 읽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새 드림블라썸아카데미 2년 차 사업을 마무리하는 전시를 마쳤다. 

 
 

드림블라썸아카데이X아산사회복지재단X웜 핸즈 

 

20대부터 30대 초중반의 발달장애인, 자폐성 장애인으로 구성된 드림블라썸아카데미(Dream Blossom Academy, 이하 ‘드림블라썸’)는 참가자들과 함께 미술 수업을 하면서 나오는 결과물로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여 궁극적으로는 그들의 자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순수미술 수업의 결과물과 공예 수업의 결과물을 작품으로 판매하기도 하며, 드로잉, 페인팅 등의 결과물을 디지털 데이터화 시켜서 티셔츠, 마우스 패드, 유리컵과 같은 아트 상품으로 만들기도 하고 있다. 아직 이렇다 내세울 만큼 수입을 올리지는 못하고 있지만, 이러한 결과물이 나오도록 참가자들에게 창의적인 자극을 주는 방법들을 연구하고 시도하는 것이 드림블라썸이 지향하는 방향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지속적으로 이러한 시스템을 유지하기까지 여러 기관의 도움이 컸다. 무엇보다 드림블라썸의 베이스캠프라 할 수 있는 서울특별시중구장애인복지관이 중심에 있다. 발달장애인은 비장애인과 원활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많고, 일상적인 신체 접촉이나, 환경에 대한 의사 표현에 어려움도 많아서 그들의 특징을 이해하는 사회복지사의 도움 없이는 수업이 불가능한데 이 부분을 복지관에서 담당해주고 있다. 두 번째로는 사립 미술관인 토탈미술관이다. 미술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을 작가들과 함께 하고 있는 토탈미술관은 시각예술가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여러 각도로 모색하던 중 ‘웜 핸즈’라는 작은 그룹을 만들어 작가들과 함께 드림블라썸을 비롯한 여러 가지 사회복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토탈미술관을 통해 복지관 참여자들과 예술가들이 만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있다. 이러한 사업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기 어렵고, 지속사업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다행히 아산사회복지재단에서는 이를 이해하고 지속적이고 든든한 지원을 해주고 있다. 덕분에 2017년 시작한 사업을 2020년까지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수업 디자인X즐거움

 

미술이 가지는 힘에 대해 여러 해석이 있겠지만, 발달장애인과 만나서 나타나는 미술의 힘은 ‘즐거움’에 있다고 생각한다. 미술은, 특히 현대미술은 개인이나 사회에 부조리하고 모순된 상황을 인지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결과물로 만들어내곤 하는데,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동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감정적으로 혹은 육체적으로 힘겨운 과정의 예술작품도 많이 있으나, 적어도 드림블라썸에서는 예술 행위활동을 하는 동안 즐거울 수 있고, 그 결과물을 보는 이가 즐거울 수 있는 수업이었으면 했다.

 

1. 문화·예술  

드림블라썸의 예술 수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있다. 첫 번째는 8명의 시각 예술가와 3주간의 워크숍을 번갈아 하는 문화·예술 수업이다. 예술가들은 자신의 관심사와 본인의 작업에 주로 사용하는 재료를 바탕으로 발달장애인과 워크숍을 준비한다. 참가자들은 새로운 재료와 새로운 환경에 의해 창의적인 자극을 받고, 지도 교사들은 참가자들의 새로운 재능과 가능성을 찾아내는 인스퍼레이션(inspiration) 수업이다. 

 

예를 들어, 김시하 작가는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나뭇가지, 솔방울, 돌, 나뭇잎 등을 근처의 공원에서 수집하여 모빌을 제작하는 수업을 했다. 모두가 함께 공원으로 나가 각자가 관심 있는 오브제를 채집하고, 세척하여 색을 입히고, 형태와 무게, 재질감 등 다양한 기준으로 각자의 분류방법을 찾아보게 한 후 털실, 낚싯줄, 풀 등을 이용해 모빌을 제작했다. 일상에서 재료를 수집하고, 이것을 모빌로 만드는 과정은 타인 혹은 다른 환경과의 관계를 힘들어하는 참가자들에게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했다.

 

최지이 작가의 워크숍은 드로잉 작업을 기본으로 유리와 스테인드글라스 물감이 가지는 특수한 물성을 소개하고 체험하는 것이었다. 특히 스테인드글라스 물감은 점성이 강하고 색이 맑아서 서 있는 유리에 그림을 그리기에 수월하다는 특성이 있다. 이 같은 재료의 특징을 이용해 유리컵, 유리그릇 등의 유리 제품이나 유리판에 그림을 그려서 앞뒤 양쪽에서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빛이 그림을 투과하게 되면 그림자를 통한 감상도 가능하여 다양한 스펙트럼을 경험할 수 있게 하였다. 

 

‘●▲■빌리지’라는 박혜민 작가의 워크숍은 테이블이라는 한정된 영역에서 벗어나 수업 공간 전체를 활용하였다. 먼저 마스킹 테이프를 활용하여 워크숍 공간 바닥에 자신의 공간을 그린다. 자신의 공간 안에 다른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가 하면, 옆에서 작업하고 있는 다른 참가자들과 공간을 협상하기도  했다. 공간과 공간 사이에 도로, 경찰서, 소방서 등의 편의 시설도 마련하는 과정을 통해 온전한 자신의 공간과 배려를 통한 타인의 공간, 협업을 통한 공간과 공간 사이를 구축하는 과정이 먼저 이루어졌다. 그다음에는 바닥에 드러누워 자신의 몸을 따라 그리는 라이프 사이즈 자화상 수업이 진행되었다. 바닥에 누운 자신이 자신을 그리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서로가 도와주지 않으면 그림을 그릴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타인과의 관계를 유도하고, 나중에 윤곽선으로 그려진 몸 위에 자기 모습을 그려 넣는 일반적인 자화상 작업을 이어감으로써, 좀 더 적극적으로 스스로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게끔 유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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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예술 작가 김시하, 박혜민, 최지이 워크숍 및 결과물

2. 심화수업

3주간의 워크숍을 마치면 두 번째 맞춤형 수업으로 문화·예술 수업 과정에서 파악된 참가자 개개인의 행동 패턴이나 재료에 대한 선호, 취향에 따라 참가자별로 작업의 소재, 방법, 작품의 크기 등을 결정하여, 장기간 작업을 진행하였다.

 

최병철은 아주 즉각적으로 이미지를 그려내는 재주가 있다. 어떤 대상을 접하는 순간부터 그 이미지를 그려내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불과 몇 분 내외다. 아마도 어떤 대상을 접하면 그 대상의 특징에 대해 파악하는 일종의 법칙이 머릿속에 정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대상의 전체적인 색을 정하고, 큰 모양새를 파악하고, 그 안에 세부적인 특징들을 파악하여 그려낸다. 무엇보다 그가 색을 정하는 것이 가장 흥미로운데, 다른 참여자와는 달리 색에 대한 언어적 묘사가 상당히 뛰어나다. 예를 들면 파란색, 초록색, 빨간색 등의 큰 범위가 아니라, 연한 파란색, 하늘색, 짙은 바다색, 다홍색, 오렌지색 등 구체적인 색을 지시하며, 비슷한 색이 겹치게 되면 이전에 규정했던 색을 다시 재정리하는 치밀함도 보인다. 그리고 형태의 특징을 재빠르게 도식화시켜 다시 조합하는 과정 역시 흥미롭다. 과일, 동물 등의 단순한 덩어리를 가진 대상은 말할 것도 없고, 포크레인, 비행기 등 덩어리의 조합이 복잡한 것들도 구조를 파악하는 것에 망설임이 없다. 이런 특징을 살려 빠르게 이미지를 만들어내기에 적합하도록 50m 길이의 롤페이퍼를 제공하였다. 빠른 시간에 재현해내는 이런 이미지는 개별적으로 있을 때 보다 같은 작품 위에 나열되어 있을 때 훨씬 빛이 나기 때문이다. 때로는 관람객들이 이미지를 인식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었다. 그래서 최병철이 참고로 했던 사진을 그려낸 이미지 옆에 콜라주 하여 대상과 드로잉의 비교를 통해 보는 이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고자 하였다.

 

홍영훈의 경우에는 치밀한 묘사가 매력적이다. 처음 홍영훈의 그림을 접했을 때는 기대가 크지 않았다. 많은 자폐인에게서 흔히 볼 수 있듯이 꿀벌, 꽃, 나비 등을 일종의 캐릭터화 시켜낸 반복적인 재현이 그가 가진 가능성의 전부인 줄 알았다. 하지만 어느 날 실크스크린 판화 수업을 위해 주었던 공항 사진을 재현한 그림을 보고 치밀한 묘사력과 특유의 형태감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는 동물원의 모든 동물의 정확한 학명을 제시할 정도로 관심이 많을 뿐 아니라, 동물의 털이나 깃털 등을 치밀하게 묘사하는 능력이 있었다. 그래서 이에 적합한 건식재료인 오일 파스텔을 사용하여 동물 사진을 그림으로 재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현빈은 첫 번째 자유 작업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싶은 것을 그려보라 했더니 푸른색 4개의 원을 물감이 질펀한 붓으로 그리고 작품의 제목은 <드론>이라 했다. 최근 많이 사용되는 쿼드콥터 드론의 프로펠러 네 개가 힘차게 돌아가고 있는 모습인 듯했다. 화면에 있는 4개의 원은 드론이라 부르기에 충분했고 그것이 물감의 물성과 합쳐져 제법 조형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이처럼 신현빈의 캔버스 작업은 대부분 그의 경험에서 시작한다. 텔레비전 리모트 컨트롤러, 에스프레소 머신 등의 사각형과 원형의 구조물을 가지는 우리 주변의 대다수의 물건을 물감이 흥건한 붓으로 그려내는데, 여기에 물감 특유의 물성과 참가자의 서툰 손길이 합쳐져서 부드러운 감성의 미니멀한 페인팅 작품이 완성된다.

 
참가자 최병철, 홍영훈, 신현빈 작품(왼쪽부터)
 

발달장애X미술

 

대체로 개인이 미술 재료들을 대하는 태도와 선호도에 따라 주어지는 재료가 잘 맞아떨어지는 순간, 본인에게는 즐거운 행위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미술을 마주하는 기쁨일 수 있다. 하지만 발달장애인과 미술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종종 마주하게 된다. 앞서 수업 초기에 발달장애인과의 소통 방법에 문제가 있었다고 언급했는데, 그중 하나가 서로의 행동을 모방한다는 특성에 기인했다. 처음에는 이러한 특징을 모르고 비장애인 미술교육과 같은 형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면서, 서로의 그림을 모방하지 못하게 하려고 가림판을 설치하기도 하고, 강제적으로 자리 배치를 계속 바꾸기도 하면서 다른 사람의 그림을 따라 그리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나 독립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방법이 모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림의 시작을 다르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제시한다면, 스스로 생각을 시작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발달장애인은 일반적인 의사소통이 어렵기 때문에 작업할 대상을 제시할 때 언어에만 의존하는 것은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그래서 드림블라썸 워크숍에서는 이미지로 생각의 시작을 제시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무엇을 그릴 것인가 대상을 선택할 때에도 “오늘은 무엇을 그리고 싶으세요?” “시장에 가면 무엇이 있지요?” 하는 식으로 질문하기 보다는 공항 사진, 시장 사진, 동물 사진 등의 이미지를 제시하거나, 책이나 인터넷 등의 매체를 보여주어 스스로 이미지를 선택하고, 선택한 이미지를 구현하게 하는 것이 발달장애인 예비 예술가들의 창의적인 결과물들이 나오는데 좀 더 적합한 방식인 듯하다. 

 

다양한 대상을 향한 과한 집착은 발달장애인에게 흔히 보이는 현상이다. 드림블라썸의 참여자 중에서도 물건에 대한 소유욕, 특정 색이나 소재에 대한 집착, 혹은 특정 단어를 반복적으로 언급하거나, 불필요한 이야기들을 되풀이해서 말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발달장애인이 사회 안에서 어우러질 수 있도록 일자리를 주선하거나 혹은 일자리를 위한 직업 훈련을 할 때, 이러한 집착행위를 자제하게 하는 훈련을 하기도 하지만 미술 수업에서는 이러한 행위들로 작품이 되는 경우도 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프랑스인 작가 해미 클레멘세비츠(Rémi Klemensiewicz)는 주로 사운드에 기반하는 작업을 하는데, 드림블라썸에서는 한국어 중에 의성어, 의태어를 활용한 워크숍을 진행했다. 평소에도 동물이나 사물이 움직이는 형태를 묘사하는 단어인 의성어와 의태어에 관심이 많은 작가는 움직이거나 소리 내는 사물의 이미지와 그에 해당하는 의성어, 의태어를 참여자들의 입을 통해 말하게 하고, 이 음성을 이미지와 함께 보여주는 작품을 만들었다. 이처럼 때론 특정 단어를 반복하는 참여자들의 집착이 작품 안에 녹아들어 흥미로운 작품으로 나오기도 한다. 

 

참가자 고상희는 평소 파란색을 너무 좋아한다. 아주 정확히는 울트라 마린(Ultra Marine, 군청색)을 좋아한다. 어떤 작업을 하더라도 아주 정확하게 울트라 마린 물감, 울트라 마린 파스텔, 울트라 마린 유성펜, 울트라 마린 색종이를 정확히 골라내어 작업한다. 심리학적 측면에서 파란색은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안정적인 색으로 분류되기도 하고 외로움, 슬픔이나 무관심을 뜻하는 색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런 관점에서 울트라 마린 푸른색에 집착하는 고상희의 작업을 보고 있자면, 자폐적인 성향을 가지고 30여 년간을 살아오면서 본인의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다른 이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지만, 교육받아오듯 긍정적으로 자신을 표현해야 하고, 안정적인 상태라고 스스로를 표현해야 하는 강박에 시달리면서 느끼는 외로움이나 슬픔의 표현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쩌면 바로 이 지점이 고상희의 작품을 읽을 열쇠일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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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시각예술 작가 해미 클레멘세비츠 워크숍, (오른쪽)참가자 고상희 작품
 

더 많은 기회X지속적인 관심

 

드림블라썸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어떻게 발달장애인이 이렇게 그릴 수 있죠?” 혹은 “교육자가 워크숍 참여자의 작품을 얼마만큼 그려 주셨어요?”라는 질문을 수없이 들었다. 언뜻 다른 질문처럼 들리지만, 그 안에는 동일한 선입견과 편견이 깔려 있다. 발달장애인의 그림은 뻔하다는, 일반 작품보다 열등하다는 선입견. 

 

소위 성공한 발달장애인 작품과 아트상품에는 지도나 노선 등 집착적 성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드로잉, 곤충이나 꽃, 동물 등이 캐릭터화된 작업처럼 발달장애인 미술의 성향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비하면 드림블라썸 수업의 결과물들은 상당히 다르다. 그래서 어쩌면 작품만으로는 작품을 만든 사람이 발달장애인이나 자폐성 장애인이라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이는 드림블라썸 참가자들이 특별해서는 아닐 것이다. 다만 발달장애인은 비장애인들보다 미술을 접할 기회나 사용할 수 있는 재료, 다양한 교육의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다. 

 

물론 발달장애인들에게 미술을 교육할 때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보여주는 것에 이해도가 낮아서 오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은 시간을 조금 더 할애해야 한다는 것일 뿐 일반적인 미술에 대한 교육이나 결과물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한계를 미리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한 작가의 작품을 이해하려고 할 때 작가가 처해있는 시대적 배경이나 개인적인 성향, 문제적인 상황들이 작품을 읽는 실마리가 되는 경우가 있다. 마찬가지로 발달장애 미술가에게 발달장애는 작가와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단초가 될 수도 있다. 만약 이번 전시를 본 후 관심을 갖게 된 작가가 있다면, 장애인/비장애인을 떠나 미술을 공부하고 있는 어린 작가로 바라봐 주면 좋겠다. 여느 작가를 보듯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길 바란다. 그들이 남들과는 다른 이유로 남들보다 천천히, 어렵게 미술을 공부하는 작가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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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드림블라썸아카데미 작품전시회 《드림블라썸》
서울특별시중구장애인복지관, 2019.6.19.~6.24. 인사이트센터  

드림블라썸아카데미(Dream Blossom Academy)는 깊이 있는 예술을 배울 기회가 적은 성인발달장애인이 전문 교육을 통해 작가로 자립할 수 있도록 아산사회복지재단의 지원을 받아 2017년 9월부터 올해로 2년째 이어가고 있는 글로벌 문화예술융합 모형 개발 사업단이다. 이번 전시는 드림블라썸아카데미의 창작활동 결과물로써, 평면, 입체, 설치, 인도네시아 바틱,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작품을 대중과 함께 소통하기 위해 12명의 발달장애인 작가와 11명의 현업전문작가가 함께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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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환
런던 슬레이드 대학에서 미디어아트로 석사과정을 마치고 시각 예술가로서 여러 나라를 오가며 활동 중이며, 홍익대학교 회화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표갤러리, 자하미술관, 아터테인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다양한 해외 프로젝트에도 참여 중이다. 주로 주변에 떠도는 정보와 그것을 대하는 태도에 관심이 많으며, 최근 ‘웜 핸즈’라는 작은 그룹을 통해 작가와 작업이 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rohsean.com

사진출처평범한 스튜디오